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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아기천사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6-01-20   /   Hit. 2440
그때 그 아기천사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기사입력 2016.01.20 14:42:11

 

 
 
[이미지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본 기사와 사진은 관련 없습니다)]  
 
2014년 11월 어느 날. 생애 처음으로 아기를 품에 안고 왕초보 엄마가 됐다. 수유는 물론 기저귀 갈기 등 기본적인 아기 케어도 할 줄 몰라 쩔쩔 매던 시기, 그야말로 산후조리원은 ‘천국’이었다.

산후조리원에 머물던 2주 사이, 저출산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아기들이 릴레이처럼 입실과 퇴실을 반복했다. 신생아실을 가득 채운 작은 생명들 속 한 아기가 눈에 띄었다.

아기침대 머리맡에 아기 이름은 있지만 엄마 이름은 없었기 때문. 알고 보니 엄마가 직접 아기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라 아기만 조리원에 보냈다 한다.

아기가 응애응애 운다. 하지만 우는 아기를 안아줄 엄마는 없다. 1인당 평균 서너 명 이상의 아기를 돌보는 조리원 선생님으로서도 역부족이다.

아이는 더 세차게 운다. 그 울음이 왠지 모르게 서럽게 들린다. 왠지 모를 두려움과 외로움이 섞인 듯해 더 안쓰럽다.

“엄마와 헤어진 사실을 아이도 느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애처롭게 울면 애처롭게 울어서 안쓰럽고, 세차게 울면 얼마나 외로워 그럴까 싶어 또 더 안쓰럽죠.” 조리원 선생님이 우는 아기를 토닥이며 말씀하셨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아기는 조리원을 떠나 영·유아 보호시설(보육원 등) 혹은 위탁 가정에서 지내게 된다. 친부모가 다시 아기를 찾아갈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 입양돼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5년 10월 기준 서울시 아동양육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아동은 2550명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사정으로 아기를 직접 키우지 못하는 엄마들이 이같은 시설에 도움을 청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는 사례도 부쩍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최근 발표한 ‘베이비박스 아동 실태 및 돌봄지원 방안’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806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베이비박스의 경우 2010년 4명, 2011년에는 36명, 2012년 76명이었던 게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224명, 220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만 해도 9월 기준 205명의 아기가 발견되면서 2010년 이후 765명의 새 생명이 이 베이비박스에 놓여졌다.

베이비박스를 찾는 미혼모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배경에는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입양 절차가 까다로워짐에 따라 베이비박스를 찾는 미혼모가 늘어났다는 것. 베이비박스의 존재 자체가 영아 유기를 조장하는 일이라는 주장도 나오며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한 20대 여성이 인터넷을 통해 만난 미혼모들로부터 총 여섯 명의 아이를 데려와 키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불법 입양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친모로 등록되기를 원하지 않는 미혼모와 친아이로 등록하기를 희망하는, 입양 기준에 미달되는 양부모. 이 둘의 이해관계가 만나는 접점에서 불법 입양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 그 속엔 버려지는 아이가 있다.

어느새 1년이 넘은 2016년 겨울, 문득 떠오른 그때 그 아기천사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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