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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려고 약 탔다가…" 아기 버리러 온 엄마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6-05-17   /   Hit.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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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만든 베이비박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드롭박스. 미국 대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베이비박스 현실을 촬영하고 제작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부모에게 버림받는 아이들을 통해 생명의 가치와 소중함을 그리고 있죠. 부끄럽고 감추고 싶기도 한 우리 사회 민낯이지만, 미국에서만 500만 명 넘게 영화를 봤고 전 세계인들이 감동 받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지난 2009년 국내에 베이비박스를 처음 도입한 주사랑공동체의 이종락 목사입니다. 지난 6년 동안 9백 명이 넘는 아이들이 그의 따뜻한 손을 거쳐 갔습니다. 이 목사는 베이비박스를 찾은 미혼모 모두 가슴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개봉(19)에 즈음해 이 목사를 만나 그간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현실과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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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베이비박스를 운영하신 지 벌써 6년이 됐죠?

(목사) , 만으로 6년째죠. 올해가 2016년이니까. 지금까지 947명의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를 받았어요.

(기자) 그동안 참 많은 사연이 있었을 것 같은데, 베이비박스를 찾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목사) 주로 급박한 임신, 원치 않는 임신을 한 미혼모들이죠. 우리 교회로 올 때쯤엔 출산 우울증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그들의 첫 마디가 대체로 "목사님, 이 아이랑 죽으려고 약 타 놨습니다"입니다.

(기자) 굉장히 극단적인데요?

(목사) , 그래요. 아이를 3층에서 던지고 자신은 5층에서 투신하려고 했었다고 말한 미혼모도 있었어요. 아이를 죽이려고 목을 물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놀랐다던 여성도 있었고요. 그럼 또 막 끌어안고 울다가 또 미워지면 침대에 던지고 하다가 결국, 여기로 데려온 거래요.

(기자) 왜 그런 마음을 품게 된 걸까요?

(목사) 10대 아이가 임신해 출산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건 아무한테도 이야기 못 합니다. 아버지한테 엄마한테도 이야기 못 하고. 심지어 한 방에 있는 언니한테도 이야기 못 하고. 그러나 어떡합니까? 아기가 이렇게 뱃속에 있는데. 이 아기를 출산해도 안전하게 보호할 데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문화가 어떻습니까. 체면 문화잖아요. 미혼모는 이렇게 뭐 집안 망신이고. 감당해야 할 압박이 엄청난 것이죠.

(기자) 그렇게 아이를 안고 찾아온 이들을 어떻게 하시죠?

(목사) 칭찬을 합니다. 위로를 합니다.

(기자) ? 칭찬하시는 이유가.

(목사) 열 달 동안 담아뒀다가, 낙태하지 않고 태어나게 하고. 태어난 아이를 버리지 않고 베이비박스까지 데리고 온 것 때문이죠. 이 엄마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후의 그 길까지 다 한 거예요.

(기자) 칭찬하신 다음은요?

(목사) 그럼 미혼모가 좀 진정됩니다. 두어 시간 지나면 표정도 차분해지고요. 그때 제가 묻죠. 네가 이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고요.

(기자) 아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베이비박스를 찾아온 거 아닌가요?

(목사) ,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죠. 이 아이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겠느냐, 그러면 그거는 하겠다고 그래요. 그리고 언제든지 네가 찾아가고 싶으면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말하죠. 어떤 아이는 그러면 목사님, 여기서 좀 키워 주면 안 되겠느냐고 물어봐요. 졸업할 때까지 키워 주면 자기가 졸업하고 난 뒤에 아이를 찾아가겠다. 그래서 1년 뭐 5개월 내지 이렇게 키워서 찾아간 아이도 있어요.

(기자) 그렇게 아이를 되찾아간 엄마가 많나요?

 (목사) 지금까지 서른여덟 명정도요. 그런데 베이비박스가 꼭 아이만 살리는 게 아닙니다.

(기자) 무슨 뜻이죠?

(목사) 미혼모의 칭찬이나 위로는 물론이고, 그들의 교육과 자립도 돕고 있어요. 미혼모들을 보면 아이 아빠인 남자친구는 대개 떠나서 없습니다. 그럼 친구 자취방에 얹혀살거나 아르바이트해서 방을 얻어서 살아야 하죠. 그럼 저희가 기저귀와 분유, , 아이 옷, 생필품, 아이들 병원비, 방세를 내줘요. 이렇게 일흔여덟 가족을 도왔어요. 사람들은 이런 사실들을 전혀 모른 채, 무조건 베이비박스를 반대부터 하시죠.

취재진은 이번에 개봉할 영화 드롭박스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미국인 대학생 11명이 2년 전 한국에 찾아와 베이비박스 현실을 촬영해갔습니다. 그 후 지난해 미국에서 상영됐고, 파장은 태풍과도 같았습니다. 9회 샌안토니오 기독교 독립영화제 대상, 5회 저스티스 영화제 수상, 24회 허틀랜드 영화제 공식 초청 등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습니다.

(기자) 영화 드롭박스는 어떻게 촬영을 하게 됐나요?

(목사) 2년 전에 미국에 사는 한국계 학생이 베이비박스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연락했던 게 시작이었죠.

(기자) 우리나라도 아니고, 미국 학생들이 왜 한국의 베이비박스를 영화로 찍게 된 거죠?

(목사) 이 아이가 우연히 LA타임즈에서 한국의 베이비박스에 대해 쓴 기사를 보고 마음이 너무 끌려서 이걸 안 하면 도저히 안 되겠다는 거에요. 심지어 그 아이 부모가 무역 일을 해서 한국에 올 일이 있었는데, 여기까지 찾아와서 부탁했습니다.

(기자) 처음에는 5분짜리 졸업 작품으로 시작했다면서요?

(목사) , 미국 학생 11명이 우리 교회로 찾아왔어요. 그런데 이 친구들이 찍다 보니까 콘셉트가 달라졌어요. 원래 신문을 보고 졸업 작품의 영감을 얻어서 온 건데, 현실은 그것보다 훨씬 더 처절하고 가슴이 미어지더래요. 촬영하면서 막 울더라고요. 그러다가 5분짜리가 30분이 되고, 40분이 되고, 결국 140분짜리까지 됐어요. 그렇게 총 2년 동안 찍었습니다.

(기자) 현지 반응도 직접 살펴보셨다면서요?

(목사) 우리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서 실제로 일어났습니다.이혼하려던 부부가 드롭박스를 보고 이혼 결정을 거뒀고, 장애아를 가진 산모가 낙태하려고 날짜까지 받아놨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낙태를 포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대부분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극렬한 무언가를 느꼈고, 그것 때문에 많이 울었다고 합니다.

영화가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베이비박스에 대한 찬반 논란은 팽팽합니다.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대한 신념이 확고했습니다.

(기자) 베이비박스가 불법이라고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목사) 본질은 생명이잖아요. 이 생명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또 생명의 주제에서 벗어난 다른 이야기로 위기를 조장한다, 불법이다, 그럼 어떡합니까? 물에 빠진 사람이나 길거리에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 누가 신고해야 해요?

(기자) 그러니까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다?

(목사) , 죽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본 사람이 해야겠죠. 우리 교회는 이 일을 먼저 보고 먼저 이제 이 일을 시작했어요. 죽어 가는 아이들을 버려두고 갈 순 없잖아요. 베이비박스는 사람이 쓰레기처럼 버려져서 죽어가는 현실을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반대하는 분들은 생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취재: 김영아 기자 / 구성 :임태우 기자·김미화 작가 / 디자인 : 임수연

출처 : S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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