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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박스> 이종락 목사 | 피로 쓴 이름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6-05-27   /   Hit. 1539

<드롭박스> 이종락 목사 | 피로 쓴 이름들

베이비박스. 예쁜 이름과 달리 무방비상태로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슴 아픈 생명의 상자다. 한국에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이종락 목사는 지금까지 900여 명의 아이들을 베이비박스에서 건져내 품에 안았고, 그 이름 하나하나를 피로 적었다. 그 과정이 다큐멘터리 영화 <드롭박스>에 담겼다. 그를 만나 말하고 싶었다.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영화는 어떻게 봤나?
영화를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봤다. 조금 측은하기도, 착잡하기도 했다. 또 영화의 내용이 결국 ‘생명’이다 보니,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한국에서 울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무관심하고 무대책 해서, 여기 먼 곳까지 와서 울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썩 좋진 않았다. 그런데 좋은 점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드롭박스>를 보고 생명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한국의 버려지는 아이들에 대한 무방비한 현실을 잘 꼬집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이 소리가 한국에 까지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드롭박스>는 영화이기 전에 본인에게는 현실이다.
내 현실인 것도 맞지만,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는 현실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목회자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낀다. 앞으로 더 이 일에 더 깊은 관심과 마음을 쏟아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이다.

<드롭박스>를 보면서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 생각해봤더니, “버려지다”와 “아이”가 붙어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사람은 쓰레기가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희생되고 죽어가는 게 현실인데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 그런데 나 또한 곰곰이 생각해보니,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저마다 다른 이유로 아이들이 버려지고, 죽어가고 있다. 그만큼 이 영화를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혼모나 아이를 키우기 힘든 형편의 부모를 위해 상담도 해준다고 들었다.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부모를 만나보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담을 하게 된다. 대부분 부모들 10대인데, “내가 그 나이에 이 부모들과 같은 일이 생긴다면 어떨까”는 생각도 하게 든다. 나 또한 감당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접 만나보니 어떻던가?
아이를 버리고 간 미혼모들의 공통점이 하나 있더라. 모두 출산 우울증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많더라. 그만큼 베이비박스의 존재가 더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구제를 해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거라면 무엇이라도 하고 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같이 고민해주고 있다.

아이를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제는 미혼모까지… 참, 대단하다.
아이들 버린 부모들이 나중에, 나중에라도 찾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포기한 부모들은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다시 데려가서 키우기도 하더라. 우리가 해야 할 건 힘은 버려진 아이들을 받아주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다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
지금까지 몇 명의 아이가 이곳에 왔나?
지금까지 945명의 아이들이 베이비박스를 통해 들어왔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베이비박스가 없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어느 날은 이 생각 때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때가 있다.

아이를 찾아간 미혼모 중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
어떤 부모는 대학생이었는데, 우리에게 와서 2년만 맡아달라고 하더라. 자기가 졸업을 하고 돌아와서 다시 데려가겠다고. 그래서 일단 보육원으로 보내라자고 했다. 아이를 맡길 때, 반드시 찾아가겠다고 편지를 남기면 아이를 다른 곳에 보내지 않는 보육원이었다. 그러더니 정말 3년 후에 졸업을 하고 아이를 찾아갔다.

희망이 보이는 얘기다. 상담을 해준다는 게 어쩌면 아이를 위한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부모가 그렇진 않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아이를 찾아가는 부모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부모들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못할 때도 많지만, 되도록이면 아이를 버린 부모를 만나려고 한다. 아이를 버린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데, 그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견뎌냈을까. 그래서 꼭 부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아이를 포기한다는 게 참, 괴로운 일이다.

원치 않은 임신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을 위해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지원해주고 있는 가족은 총 78가족이다. 그 중 28가족은 졸업을 했다. 남은 50 가족을 지원해주고 있다. 우리가 모두를 지원해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 상황도 넉넉하진 않아서 상담을 통해서 우리가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해주고 있다.

<드롭박스> 이종락 목사 | 버려지는 아이들로 이어집니다.

글 양보연 | 사진 오건

※ <맥스무비 매거진> 6월호에서 70페이지에 달하는 ‘LGBT 사랑 영화 52’ 특집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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