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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24] “보호냐 유기냐” ‘베이비 박스’ 논란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6-10-19   /   Hit. 2757
[글로벌24] “보호냐 유기냐” ‘베이비 박스’ 논란

입력 2016.10.19 (22:14) 인터넷 뉴스                              

 

 

 


[글로벌24] “보호냐 유기냐” ‘베이비 박스’ 논란
■윤수영 앵커 > 과거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으면 잘사는 집 문 앞에 아이를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요즘엔 베이비 박스가 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비 박스가 생명을 보호한다는 의견과 함께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글로벌 이슈, 정새배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정 기자, 베이비 박스를 찾는 사람들, 주로 어떤 경우가 많나요?

○ 정새배 기자 > 네. 베이비 박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처지의 부모가 아기를 두고 갈 수 있게 만든 장치죠. 중세시대 때 교회에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오늘날 베이비 박스로 전해져 오는 건데요,

중국의 한 사례를 들어보면, 어느 부부가 아기를 낳은 지 24시간 만에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왔습니다. 아기에게 다운증후군과 호흡기 질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병원비를 낼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아이를 포기한 겁니다.

출처 : 봉황망출처 : 봉황망

대개는 이처럼 아이를 제대로 키울 형편이 안되는 부모나 아니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출산 기록을 남길 수 없는 경우에 베이비 박스를 찾습니다.

■윤수영 앵커 > 최근 몇 년 새 베이비 박스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도입되고 있다고요?


○ 정새배 기자 > 네. 미국만 해도 종종 길거리나 심지어는 쓰레기통 등에 아기를 유기하는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때문에 올해 초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베이비 박스 설치를 허용하는 법안이 처음으로 통과됐습니다.


출처 : abc뉴스출처 : abc뉴스

지난 4월 인디애나 주에 설치된 베이비 박스의 모습인데요, 언뜻 보면 헌옷 기부함처럼 생겼지만 문을 열어보면 따뜻하고 푹신한 공간이 있습니다. 박스 문이 열리거나 아기가 박스 안에 들어가면 30초 안에 알람이 울리게 돼 있어서 구급대원들이 바로 출동합니다.

이밖에 호주도 올해 초부터 베이비 박스 설치를 위한 법안 마련에 들어가는 등 관련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2010년부터 베이비 박스가 등장했는데요, 베이비 박스에 놓여진 아기는 보통 양육권 포기각서가 없어서 입양을 못 하는 탓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윤수영 앵커 > 하지만 모든 나라가 베이비 박스 도입에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정새배 기자 > 네. 최근 러시아에선 베이비 박스를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습니다.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다 적발되는 단체는 3달 간 문을 닫고, 우리 돈 8천7백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전국적으로 베이비 박스 20여 개가 설치돼 있는데요, 러시아 누리꾼들은 "낙태와 베이비 박스를 금지하면 불법 비밀 낙태가 성행하고, 쓰레기통에 아기가 버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선 2011년 베이비 박스가 등장한 이후 최소 50명이 넘는 아기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보도도 있어서 이번 법안을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입니다.

■윤수영 앵커 > 그런데 UN도 베이비 박스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구요? 의외인데요.


○ 정새배 기자 > 네. UN의 아동권리 협약에는 "모든 아동은 출생 그 즉시 등록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UN은 이를 근거로 계속해서 세계 각국에 베이비 박스를 없애라고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베이비 박스는 아이가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가 누구인지, 스스로의 유전적 정체성에 관해 알 권리를 박탈한다는 건데요, 또 아이 엄마의 의사와 관계 없이 아이를 베이비 박스에 놓고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베이비 박스가 영아 유기를 장려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베이비 박스가 생명의 구원줄이냐, 아니면 영아 유기의 수단이냐는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 [글로벌24] “보호냐 유기냐” ‘베이비 박스’ 논란
    • 입력 2016.10.19 (22:14)
    인터넷 뉴스
[글로벌24] “보호냐 유기냐” ‘베이비 박스’ 논란
■윤수영 앵커 > 과거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으면 잘사는 집 문 앞에 아이를 두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요즘엔 베이비 박스가 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이비 박스가 생명을 보호한다는 의견과 함께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글로벌 이슈, 정새배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정 기자, 베이비 박스를 찾는 사람들, 주로 어떤 경우가 많나요?

○ 정새배 기자 > 네. 베이비 박스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처지의 부모가 아기를 두고 갈 수 있게 만든 장치죠. 중세시대 때 교회에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오늘날 베이비 박스로 전해져 오는 건데요,

중국의 한 사례를 들어보면, 어느 부부가 아기를 낳은 지 24시간 만에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왔습니다. 아기에게 다운증후군과 호흡기 질병이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병원비를 낼 수 없는 형편 때문에 아이를 포기한 겁니다.

출처 : 봉황망출처 : 봉황망

대개는 이처럼 아이를 제대로 키울 형편이 안되는 부모나 아니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출산 기록을 남길 수 없는 경우에 베이비 박스를 찾습니다.

■윤수영 앵커 > 최근 몇 년 새 베이비 박스가 전세계적으로 많이 도입되고 있다고요?


○ 정새배 기자 > 네. 미국만 해도 종종 길거리나 심지어는 쓰레기통 등에 아기를 유기하는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요, 때문에 올해 초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베이비 박스 설치를 허용하는 법안이 처음으로 통과됐습니다.


출처 : abc뉴스출처 : abc뉴스

지난 4월 인디애나 주에 설치된 베이비 박스의 모습인데요, 언뜻 보면 헌옷 기부함처럼 생겼지만 문을 열어보면 따뜻하고 푹신한 공간이 있습니다. 박스 문이 열리거나 아기가 박스 안에 들어가면 30초 안에 알람이 울리게 돼 있어서 구급대원들이 바로 출동합니다.

이밖에 호주도 올해 초부터 베이비 박스 설치를 위한 법안 마련에 들어가는 등 관련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2010년부터 베이비 박스가 등장했는데요, 베이비 박스에 놓여진 아기는 보통 양육권 포기각서가 없어서 입양을 못 하는 탓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윤수영 앵커 > 하지만 모든 나라가 베이비 박스 도입에 찬성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 정새배 기자 > 네. 최근 러시아에선 베이비 박스를 금지하는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습니다. 베이비 박스를 운영하다 적발되는 단체는 3달 간 문을 닫고, 우리 돈 8천7백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내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전국적으로 베이비 박스 20여 개가 설치돼 있는데요, 러시아 누리꾼들은 "낙태와 베이비 박스를 금지하면 불법 비밀 낙태가 성행하고, 쓰레기통에 아기가 버려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선 2011년 베이비 박스가 등장한 이후 최소 50명이 넘는 아기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보도도 있어서 이번 법안을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입니다.

■윤수영 앵커 > 그런데 UN도 베이비 박스 폐지를 권고하고 있다구요? 의외인데요.


○ 정새배 기자 > 네. UN의 아동권리 협약에는 "모든 아동은 출생 그 즉시 등록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UN은 이를 근거로 계속해서 세계 각국에 베이비 박스를 없애라고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베이비 박스는 아이가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가 누구인지, 스스로의 유전적 정체성에 관해 알 권리를 박탈한다는 건데요, 또 아이 엄마의 의사와 관계 없이 아이를 베이비 박스에 놓고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베이비 박스가 영아 유기를 장려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베이비 박스가 생명의 구원줄이냐, 아니면 영아 유기의 수단이냐는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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