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버려지는 아기들의 80%가 다른 지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연합) |
서울에서 버려지는 아기들의 80%가 다른 지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영아는 올해 7월까지 108명을 기록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갓 태어난 아이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든 상자다. 형법상 영아유기죄와 아동복지법 위반이지만 현행법상 철거나 폐쇄를 집행할 근거도 없다.
2011년 24명에서 2012년 67명으로 증가한 유기 영아의 숫자는 같은 해 8월 입양특례법이 적용되면서 이후 폭증했다. 2013년에는 224명으로 늘었으며, 2014년 220명, 2015년 206명 등 2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서울의 유기 영아 중 80%는 다른 지역에서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나마도 경기도 군포에 베이비박스가 더 생겨 덜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오는 아기들로 서울시의 예산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14년과 2015년에는 아동복지시설 관련 예산에 각각 39억원과 15억 5000만원을 추경으로 확충해 급한 불을 껐다.
아동복지 사업이 2005년 지방정부 소관으로 넘어온 데다가 작년부터는 분권교부세 지원도 중단돼 100% 시비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큰 아이들에 비해 아기들을 돌보는 데 시설종사자가 많이 필요해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내 아동시설도 이미 포화상태에 가까워 추가로 아기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인원이 2837명으로 정원(3299명)보다는 적지만 시설 노후화와 손길이 많이 가는 아기가 증가하는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014년 7월부터 중앙정부 및 각 지자체와 협의해 충남, 충북, 제주, 부산으로 아기들을 보내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아기 38명을 보냈고 연말까지 14명을 추가로 분산할 계획이다.
최은지 기자 silverrat8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