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비친 주사랑공동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 한겨울 속 베이비박스…버려지는 아이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6-12-20 /
Hit. 3083
[뉴스 따라잡기] 한겨울 속 베이비박스…버려지는 아이들
입력 2016.12.20 (08:33) 수정 2016.12.20 (09:08) 아침뉴스타임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기자 멘트>
지난 2007년 한 교회 앞에 갓난아기가 이렇게 상자에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한 아기 부모가 편지와 함께 아기를 두고 간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년 뒤 교회는 이렇게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고자 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카메라도 달았습니다.
7년 전 처음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아이가 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미혼모라서 또는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겁니다.
또 어떤 아이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이곳에 버려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새벽 한 교회 앞 골목길.
한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놔둡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서 있는 여성.
오랜 작별 인사 끝에야 비로소 발길을 뗍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20대 초반인데 미혼이고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정이 전혀 안 된다고 해서…….”
이 교회의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는 이번 달에만 20명.
아이들은 교회에서 얼마간 머문 뒤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집니다.
12월 초 베이비 박스로 들어온 한 아기는 발견 당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설사를 많이 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 그래서 엉덩이 발진이 아주 심했어요.”
아이의 엄마는 20대 초반의 미혼모.
아이를 돌본 경험도 또 지식도 부족한 탓에 아이가 그만 탈이 났던 겁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 형편도 좋지 않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고 결국,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겁니다.
한 아기 엄마는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9개월, 10개월 되면 낯가리고 엄마 찾고 할 때라서 이 조그만 애가 저를 엄마로 알고 계속 쫓아다니고 저만 찾으니까 이게 마음이 그런 거예요.”
태어난 지 19개월이 됐지만 선천적인 장애 탓에 생후 7, 8개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큰 수술을 한 두어 번 했어요. 생식기가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빼는 수술을 했고, 허리, 다리 쪽 수술도 해서 깁스를 한 6개월 넘게 계속했다가 최근에 뺐어요.”
앞으로도 몇 차례 큰 수술을 더 받아야 합니다.
베이비박스에는 주로 10대 미혼모들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찾아옵니다.
이종락 목사는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들이 아기를 함부로 유기하지 않고 안전한 곳에 두고 가도록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여기는 항상 따뜻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있어요. 아기가 들어오면 아기 들어온 것이 카메라에 비치게 되지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넣는 순간 건물엔 비상벨이 울리게 돼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던 자원봉사자들은 건물 안쪽에 설치된 문을 열어 아기를 안쪽으로 옮기고, 또 아이를 두고 돌아가던 부모를 따라가 상담을 권합니다.
지난 15일 새벽 찾아왔던 한 젊은 부모는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결혼 안 한 두 분인데 어렵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키워 보겠다고 어려운 결정을 했고, 저희가 매달 또 키우실 수 있게끔 저희 후원받는 모든 물품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작년엔 베이비룸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엄마가 마지막 사랑을 아기에게 베풀 수 있는 시간도 좀 주고,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또 엄마도 좀 위로가 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
지난 10일 새벽 5시 반.
베이비룸에 찾아온 한 엄마는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하고 아이를 보육원이 아닌 한 가정에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조태승(베이비박스 운영교회 목사) : “본래 가정, 입양가정으로 가고 있는 아이의 퍼센트가 25%를 넘어서 지금 거의 30% 가까이 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경기도의 한 교회.
이 곳에선 자원봉사자들이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을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 직접 위탁부모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은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전도사) : “작년에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돌았을 적에 아이들이 일시보호소에 갈 수가 없었어요. 각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서 재우고 거기서 키우고 양육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아기들이 다 정이 든 거죠. 엄마들하고…….”
부모가 찾으러 온다는 메시지를 남긴 경우엔 입양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위탁 가정에서 매년 기간을 연장해 맡아 키울 수 있습니다.
해당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아이를 위탁해 키우게 된 권영자 씨는 가슴 먹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양자(위탁가정) : “(엄마가) 꼭꼭 찾으러 오겠다고 편지에 기록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당장 입양이 안 돼요.(아기가) 시집갈 때까지 저희가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죠.”
베이비박스 운영자들은 베이비박스가 단순히 아이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가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김수정(변호사/민변 아동인권위원회) : “영아유기죄는 형법상으로도 처벌하고 있는 범죄행위예요. 근데 베이비박스에 와서 아기를 버려라 그러면 그 앞에 안전하게라는 말이 붙는다 하더라도 영아유기라는 본질적인 내용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가 하면 정부의 제대로 된 육아 지원 정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단 입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동진(연구원/성산 생명윤리연구소) : “영아 유기라는 사건이라는 것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그러면 베이비박스가 없었을 때, 그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냐는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거잖아요.”
12월 겨울 추위 속에 상자에 홀로 맡겨지는 아기들.
버려지는 아이들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지난 2007년 한 교회 앞에 갓난아기가 이렇게 상자에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한 아기 부모가 편지와 함께 아기를 두고 간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년 뒤 교회는 이렇게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고자 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카메라도 달았습니다.
7년 전 처음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아이가 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미혼모라서 또는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겁니다.
또 어떤 아이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이곳에 버려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새벽 한 교회 앞 골목길.
한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놔둡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서 있는 여성.
오랜 작별 인사 끝에야 비로소 발길을 뗍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20대 초반인데 미혼이고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정이 전혀 안 된다고 해서…….”
이 교회의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는 이번 달에만 20명.
아이들은 교회에서 얼마간 머문 뒤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집니다.
12월 초 베이비 박스로 들어온 한 아기는 발견 당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설사를 많이 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 그래서 엉덩이 발진이 아주 심했어요.”
아이의 엄마는 20대 초반의 미혼모.
아이를 돌본 경험도 또 지식도 부족한 탓에 아이가 그만 탈이 났던 겁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 형편도 좋지 않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고 결국,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겁니다.
한 아기 엄마는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9개월, 10개월 되면 낯가리고 엄마 찾고 할 때라서 이 조그만 애가 저를 엄마로 알고 계속 쫓아다니고 저만 찾으니까 이게 마음이 그런 거예요.”
태어난 지 19개월이 됐지만 선천적인 장애 탓에 생후 7, 8개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큰 수술을 한 두어 번 했어요. 생식기가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빼는 수술을 했고, 허리, 다리 쪽 수술도 해서 깁스를 한 6개월 넘게 계속했다가 최근에 뺐어요.”
앞으로도 몇 차례 큰 수술을 더 받아야 합니다.
베이비박스에는 주로 10대 미혼모들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찾아옵니다.
이종락 목사는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들이 아기를 함부로 유기하지 않고 안전한 곳에 두고 가도록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여기는 항상 따뜻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있어요. 아기가 들어오면 아기 들어온 것이 카메라에 비치게 되지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넣는 순간 건물엔 비상벨이 울리게 돼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던 자원봉사자들은 건물 안쪽에 설치된 문을 열어 아기를 안쪽으로 옮기고, 또 아이를 두고 돌아가던 부모를 따라가 상담을 권합니다.
지난 15일 새벽 찾아왔던 한 젊은 부모는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결혼 안 한 두 분인데 어렵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키워 보겠다고 어려운 결정을 했고, 저희가 매달 또 키우실 수 있게끔 저희 후원받는 모든 물품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작년엔 베이비룸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엄마가 마지막 사랑을 아기에게 베풀 수 있는 시간도 좀 주고,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또 엄마도 좀 위로가 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
지난 10일 새벽 5시 반.
베이비룸에 찾아온 한 엄마는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하고 아이를 보육원이 아닌 한 가정에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조태승(베이비박스 운영교회 목사) : “본래 가정, 입양가정으로 가고 있는 아이의 퍼센트가 25%를 넘어서 지금 거의 30% 가까이 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경기도의 한 교회.
이 곳에선 자원봉사자들이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을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 직접 위탁부모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은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전도사) : “작년에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돌았을 적에 아이들이 일시보호소에 갈 수가 없었어요. 각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서 재우고 거기서 키우고 양육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아기들이 다 정이 든 거죠. 엄마들하고…….”
부모가 찾으러 온다는 메시지를 남긴 경우엔 입양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위탁 가정에서 매년 기간을 연장해 맡아 키울 수 있습니다.
해당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아이를 위탁해 키우게 된 권영자 씨는 가슴 먹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양자(위탁가정) : “(엄마가) 꼭꼭 찾으러 오겠다고 편지에 기록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당장 입양이 안 돼요.(아기가) 시집갈 때까지 저희가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죠.”
베이비박스 운영자들은 베이비박스가 단순히 아이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가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김수정(변호사/민변 아동인권위원회) : “영아유기죄는 형법상으로도 처벌하고 있는 범죄행위예요. 근데 베이비박스에 와서 아기를 버려라 그러면 그 앞에 안전하게라는 말이 붙는다 하더라도 영아유기라는 본질적인 내용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가 하면 정부의 제대로 된 육아 지원 정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단 입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동진(연구원/성산 생명윤리연구소) : “영아 유기라는 사건이라는 것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그러면 베이비박스가 없었을 때, 그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냐는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거잖아요.”
12월 겨울 추위 속에 상자에 홀로 맡겨지는 아기들.
버려지는 아이들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 [뉴스 따라잡기] 한겨울 속 베이비박스…버려지는 아이들
-
- 입력 2016.12.20 (08:33)
- 수정 2016.12.20 (09:08)
<기자 멘트>
지난 2007년 한 교회 앞에 갓난아기가 이렇게 상자에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한 아기 부모가 편지와 함께 아기를 두고 간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년 뒤 교회는 이렇게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고자 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카메라도 달았습니다.
7년 전 처음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아이가 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미혼모라서 또는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겁니다.
또 어떤 아이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이곳에 버려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새벽 한 교회 앞 골목길.
한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놔둡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서 있는 여성.
오랜 작별 인사 끝에야 비로소 발길을 뗍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20대 초반인데 미혼이고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정이 전혀 안 된다고 해서…….”
이 교회의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는 이번 달에만 20명.
아이들은 교회에서 얼마간 머문 뒤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집니다.
12월 초 베이비 박스로 들어온 한 아기는 발견 당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설사를 많이 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 그래서 엉덩이 발진이 아주 심했어요.”
아이의 엄마는 20대 초반의 미혼모.
아이를 돌본 경험도 또 지식도 부족한 탓에 아이가 그만 탈이 났던 겁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 형편도 좋지 않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고 결국,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겁니다.
한 아기 엄마는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9개월, 10개월 되면 낯가리고 엄마 찾고 할 때라서 이 조그만 애가 저를 엄마로 알고 계속 쫓아다니고 저만 찾으니까 이게 마음이 그런 거예요.”
태어난 지 19개월이 됐지만 선천적인 장애 탓에 생후 7, 8개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큰 수술을 한 두어 번 했어요. 생식기가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빼는 수술을 했고, 허리, 다리 쪽 수술도 해서 깁스를 한 6개월 넘게 계속했다가 최근에 뺐어요.”
앞으로도 몇 차례 큰 수술을 더 받아야 합니다.
베이비박스에는 주로 10대 미혼모들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찾아옵니다.
이종락 목사는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들이 아기를 함부로 유기하지 않고 안전한 곳에 두고 가도록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여기는 항상 따뜻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있어요. 아기가 들어오면 아기 들어온 것이 카메라에 비치게 되지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넣는 순간 건물엔 비상벨이 울리게 돼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던 자원봉사자들은 건물 안쪽에 설치된 문을 열어 아기를 안쪽으로 옮기고, 또 아이를 두고 돌아가던 부모를 따라가 상담을 권합니다.
지난 15일 새벽 찾아왔던 한 젊은 부모는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결혼 안 한 두 분인데 어렵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키워 보겠다고 어려운 결정을 했고, 저희가 매달 또 키우실 수 있게끔 저희 후원받는 모든 물품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작년엔 베이비룸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엄마가 마지막 사랑을 아기에게 베풀 수 있는 시간도 좀 주고,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또 엄마도 좀 위로가 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
지난 10일 새벽 5시 반.
베이비룸에 찾아온 한 엄마는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하고 아이를 보육원이 아닌 한 가정에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조태승(베이비박스 운영교회 목사) : “본래 가정, 입양가정으로 가고 있는 아이의 퍼센트가 25%를 넘어서 지금 거의 30% 가까이 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경기도의 한 교회.
이 곳에선 자원봉사자들이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을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 직접 위탁부모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은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전도사) : “작년에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돌았을 적에 아이들이 일시보호소에 갈 수가 없었어요. 각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서 재우고 거기서 키우고 양육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아기들이 다 정이 든 거죠. 엄마들하고…….”
부모가 찾으러 온다는 메시지를 남긴 경우엔 입양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위탁 가정에서 매년 기간을 연장해 맡아 키울 수 있습니다.
해당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아이를 위탁해 키우게 된 권영자 씨는 가슴 먹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양자(위탁가정) : “(엄마가) 꼭꼭 찾으러 오겠다고 편지에 기록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당장 입양이 안 돼요.(아기가) 시집갈 때까지 저희가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죠.”
베이비박스 운영자들은 베이비박스가 단순히 아이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가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김수정(변호사/민변 아동인권위원회) : “영아유기죄는 형법상으로도 처벌하고 있는 범죄행위예요. 근데 베이비박스에 와서 아기를 버려라 그러면 그 앞에 안전하게라는 말이 붙는다 하더라도 영아유기라는 본질적인 내용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가 하면 정부의 제대로 된 육아 지원 정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단 입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동진(연구원/성산 생명윤리연구소) : “영아 유기라는 사건이라는 것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그러면 베이비박스가 없었을 때, 그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냐는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거잖아요.”
12월 겨울 추위 속에 상자에 홀로 맡겨지는 아기들.
버려지는 아이들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지난 2007년 한 교회 앞에 갓난아기가 이렇게 상자에 담긴 채 발견됐습니다.
한 아기 부모가 편지와 함께 아기를 두고 간 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년 뒤 교회는 이렇게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고자 난방 시설을 설치하고 카메라도 달았습니다.
7년 전 처음 만들어진 뒤 지금까지 천 명이 넘는 아이가 이 베이비 박스에 버려졌습니다.
미혼모라서 또는 경제적 여건이 안된다는 이유로 베이비 박스에 아이를 두고 가는 겁니다.
또 어떤 아이는 심각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이곳에 버려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새벽 한 교회 앞 골목길.
한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품에 안고 있던 아이를 놔둡니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지 한참을 서 있는 여성.
오랜 작별 인사 끝에야 비로소 발길을 뗍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20대 초반인데 미혼이고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사정이 전혀 안 된다고 해서…….”
이 교회의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는 이번 달에만 20명.
아이들은 교회에서 얼마간 머문 뒤 다른 가정으로 입양되거나 보육원으로 보내집니다.
12월 초 베이비 박스로 들어온 한 아기는 발견 당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설사를 많이 했어요. 처음 들어왔을 때. 그래서 엉덩이 발진이 아주 심했어요.”
아이의 엄마는 20대 초반의 미혼모.
아이를 돌본 경험도 또 지식도 부족한 탓에 아이가 그만 탈이 났던 겁니다.
하지만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데다 경제적인 형편도 좋지 않아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못했고 결국,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겁니다.
한 아기 엄마는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를 베이비 박스에 두고 갔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9개월, 10개월 되면 낯가리고 엄마 찾고 할 때라서 이 조그만 애가 저를 엄마로 알고 계속 쫓아다니고 저만 찾으니까 이게 마음이 그런 거예요.”
태어난 지 19개월이 됐지만 선천적인 장애 탓에 생후 7, 8개월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아이도 있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큰 수술을 한 두어 번 했어요. 생식기가 안으로 들어가서 밖으로 빼는 수술을 했고, 허리, 다리 쪽 수술도 해서 깁스를 한 6개월 넘게 계속했다가 최근에 뺐어요.”
앞으로도 몇 차례 큰 수술을 더 받아야 합니다.
베이비박스에는 주로 10대 미혼모들이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찾아옵니다.
이종락 목사는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들이 아기를 함부로 유기하지 않고 안전한 곳에 두고 가도록 베이비박스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여기는 항상 따뜻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있어요. 아기가 들어오면 아기 들어온 것이 카메라에 비치게 되지요.”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넣는 순간 건물엔 비상벨이 울리게 돼 있습니다.
24시간 대기하던 자원봉사자들은 건물 안쪽에 설치된 문을 열어 아기를 안쪽으로 옮기고, 또 아이를 두고 돌아가던 부모를 따라가 상담을 권합니다.
지난 15일 새벽 찾아왔던 한 젊은 부모는 상담을 통해 마음을 바꿨습니다.
<인터뷰> 이채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직원) : “결혼 안 한 두 분인데 어렵지만 어떻게든 아기를 키워 보겠다고 어려운 결정을 했고, 저희가 매달 또 키우실 수 있게끔 저희 후원받는 모든 물품을 지원하고…….”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작년엔 베이비룸을 만들었습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엄마가 마지막 사랑을 아기에게 베풀 수 있는 시간도 좀 주고, 좀 더 안전하게 아이들을 데려다놓고, 또 엄마도 좀 위로가 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되겠다.”
지난 10일 새벽 5시 반.
베이비룸에 찾아온 한 엄마는 상담 끝에 출생신고를 하고 아이를 보육원이 아닌 한 가정에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 조태승(베이비박스 운영교회 목사) : “본래 가정, 입양가정으로 가고 있는 아이의 퍼센트가 25%를 넘어서 지금 거의 30% 가까이 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베이비박스를 운영해온 경기도의 한 교회.
이 곳에선 자원봉사자들이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이들을 다른 곳에 보내지 않고 직접 위탁부모가 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김은자(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전도사) : “작년에 메르스라는 전염병이 돌았을 적에 아이들이 일시보호소에 갈 수가 없었어요. 각 (자원봉사자) 가정으로 아이들을 데려가서 재우고 거기서 키우고 양육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그 아기들이 다 정이 든 거죠. 엄마들하고…….”
부모가 찾으러 온다는 메시지를 남긴 경우엔 입양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위탁 가정에서 매년 기간을 연장해 맡아 키울 수 있습니다.
해당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다 아이를 위탁해 키우게 된 권영자 씨는 가슴 먹먹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인터뷰> 권양자(위탁가정) : “(엄마가) 꼭꼭 찾으러 오겠다고 편지에 기록이 돼 있어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지금 당장 입양이 안 돼요.(아기가) 시집갈 때까지 저희가 죽을 때까지 같이 살아야죠.”
베이비박스 운영자들은 베이비박스가 단순히 아이를 유기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가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녹취> 김수정(변호사/민변 아동인권위원회) : “영아유기죄는 형법상으로도 처벌하고 있는 범죄행위예요. 근데 베이비박스에 와서 아기를 버려라 그러면 그 앞에 안전하게라는 말이 붙는다 하더라도 영아유기라는 본질적인 내용 자체는 변하지 않는 것이거든요.”
그런가 하면 정부의 제대로 된 육아 지원 정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베이비박스가 필요하단 입장도 있습니다.
<녹취> 박동진(연구원/성산 생명윤리연구소) : “영아 유기라는 사건이라는 것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그러면 베이비박스가 없었을 때, 그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냐는 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거잖아요.”
12월 겨울 추위 속에 상자에 홀로 맡겨지는 아기들.
버려지는 아이들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아침뉴스타임 전체보기
- 기자 정보
-
-
유호윤 기자live@kbs.co.kr
-
이전글 | 천형같은 바구니…“아가야 엄마를 용서치 마라” |
---|---|
다음글 | 버려진 아기들의 생명요람,베이비박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