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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가장 무거운 상자’ 베이비박스의 사연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7-01-27   /   Hit. 3474
[앵커&리포트] ‘가장 무거운 상자’ 베이비박스의 사연들
입력 2017.01.27 (21:34) 수정 2017.01.27 (22:0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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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포트] ‘가장 무거운 상자’ 베이비박스의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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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로 70, 높이 60, 깊이 45㎝의 이 상자,

비록 크기는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상자로 불리는 베이비 박스입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2009년 한 교회가 처음으로 설치했는데요,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어린 생명은 지난해 급기야 천 명을 넘어섰고 최근엔 이틀에 한 명꼴로 발견 규모가 꾸준합니다.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베이비박스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 사회 안전망의 실태를 상징하고 있는데요,

베이비박스에 담긴 안타까운 사연들을 임종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밤중, 젊은 남성이 품에 안고 온 아기를 베이비박스 안에 조심스레 내려놓습니다.

한 번 뒤돌아보더니,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이틀 뒤, 이번엔 한 젊은 여성이 베이비박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돌아섭니다.

집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상담실로 들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더니 결국, 아이를 놓고 떠났습니다.

이렇게 부모와 이별한 갓난아기들이 모여 있는 교회 안 작은 방입니다.

지난 24일,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영민이.

영민이 엄마는 구치소에 있는 아이 아빠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채 출산한 뒤 아이를 이곳에 맡겼습니다.

영민이는 엄마가 입양을 선택해 또 한 번 이별을 겪어야 합니다.

<녹취> 조정화(아이 돌봄 직원) : "가서 지금보다 좋은 부모 만났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좋은 부모 만나고 아프지 말고..."

발달 장애와 안면 기형이 함께 나타나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은찬이는 벌써 1년 6개월째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혜빈(베이비박스 상담사) : "발육이 안 되고 자기 의사표시도 안 되는 아이고 하니까 엄마가 우울증에 빠진 거죠. 그래서 앞길이 막막하고 하니까..."

출산 당시 입었던 옷 그대로 아기를 감싼 채 달려오고, 수건에 싸거나 종이 상자에 담아 갓 태어난 쌍둥이를 데려온 경우도 있습니다.

탯줄이 채 마르지 않은 아기를 데려오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화장실같이 뭐 환경이 아주 안 좋은 데서 출산을 하는데, 출산을 해도 빨리 아이를 안전한 곳에 갖다놓고 자기는 집에도 들어가고 학교도 가야 되잖아요."

이곳에 오는 아기 10명 중 7~8명은 부모가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 입양도 불가능합니다.

이곳에 2~3일 머물다 대부분 보육시설로 보내지는데 15% 정도만 아이를 되찾아갑니다.

21살 김 모 씨는 베이비박스를 찾았다가 상담사의 긴 설득 끝에 결국 마음을 돌린 경웁니다.

<녹취> "일어났네.. 우리 딸 우쭈쭈..."

다시 힘을 내 동갑내기 남편과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여전히 이들 부부를 괴롭힙니다.

<녹취> 김00(베이비박스 이용 취소/음성변조) : "할머니들한테 애가 애를 낳았다는 소리 되게 많이 들었어요. 자기 손녀는 이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대놓고 저한테 그랬어요."

어린 부모와 아기가 함께 살기에는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높은 사회.

새해 들어서만 스무 명 가까운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거쳐 홀로 세상에 남겨졌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 [앵커&리포트] ‘가장 무거운 상자’ 베이비박스의 사연들
    • 입력 2017.01.27 (21:34)
    • 수정 2017.01.27 (22:03)
    뉴스 9
[앵커&리포트] ‘가장 무거운 상자’ 베이비박스의 사연들
<앵커 멘트>

가로 70, 높이 60, 깊이 45㎝의 이 상자,

비록 크기는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상자로 불리는 베이비 박스입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에서는 2009년 한 교회가 처음으로 설치했는데요,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어린 생명은 지난해 급기야 천 명을 넘어섰고 최근엔 이틀에 한 명꼴로 발견 규모가 꾸준합니다.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 베이비박스는 여전히 취약한 우리 사회 안전망의 실태를 상징하고 있는데요,

베이비박스에 담긴 안타까운 사연들을 임종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밤중, 젊은 남성이 품에 안고 온 아기를 베이비박스 안에 조심스레 내려놓습니다.

한 번 뒤돌아보더니, 서둘러 골목을 빠져나갑니다.

이틀 뒤, 이번엔 한 젊은 여성이 베이비박스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돌아섭니다.

집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상담실로 들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더니 결국, 아이를 놓고 떠났습니다.

이렇게 부모와 이별한 갓난아기들이 모여 있는 교회 안 작은 방입니다.

지난 24일, 태어난 지 이틀 만에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영민이.

영민이 엄마는 구치소에 있는 아이 아빠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채 출산한 뒤 아이를 이곳에 맡겼습니다.

영민이는 엄마가 입양을 선택해 또 한 번 이별을 겪어야 합니다.

<녹취> 조정화(아이 돌봄 직원) : "가서 지금보다 좋은 부모 만났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좋은 부모 만나고 아프지 말고..."

발달 장애와 안면 기형이 함께 나타나는 희귀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은찬이는 벌써 1년 6개월째 엄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혜빈(베이비박스 상담사) : "발육이 안 되고 자기 의사표시도 안 되는 아이고 하니까 엄마가 우울증에 빠진 거죠. 그래서 앞길이 막막하고 하니까..."

출산 당시 입었던 옷 그대로 아기를 감싼 채 달려오고, 수건에 싸거나 종이 상자에 담아 갓 태어난 쌍둥이를 데려온 경우도 있습니다.

탯줄이 채 마르지 않은 아기를 데려오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인터뷰> 이종락(베이비박스 운영 교회 목사) : "화장실같이 뭐 환경이 아주 안 좋은 데서 출산을 하는데, 출산을 해도 빨리 아이를 안전한 곳에 갖다놓고 자기는 집에도 들어가고 학교도 가야 되잖아요."

이곳에 오는 아기 10명 중 7~8명은 부모가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아 입양도 불가능합니다.

이곳에 2~3일 머물다 대부분 보육시설로 보내지는데 15% 정도만 아이를 되찾아갑니다.

21살 김 모 씨는 베이비박스를 찾았다가 상담사의 긴 설득 끝에 결국 마음을 돌린 경웁니다.

<녹취> "일어났네.. 우리 딸 우쭈쭈..."

다시 힘을 내 동갑내기 남편과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여전히 이들 부부를 괴롭힙니다.

<녹취> 김00(베이비박스 이용 취소/음성변조) : "할머니들한테 애가 애를 낳았다는 소리 되게 많이 들었어요. 자기 손녀는 이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대놓고 저한테 그랬어요."

어린 부모와 아기가 함께 살기에는 넘어야 할 벽이 너무 높은 사회.

새해 들어서만 스무 명 가까운 아기가 베이비박스를 거쳐 홀로 세상에 남겨졌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 임종빈 기자chef@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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