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 곳에나 신생아 유기, 지하철 보관함에서도 발견돼
- 입양의 탈을 쓰고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아기들, 규모 파악 안 돼
- 임산부들 비밀리에 의료&사회복지서비스 받도록 해야
- 양육 포기해야 하는 생모 가족관계등록부에 아기 이름 오르지 않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2월 01일 (수)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조태승 목사 (주사랑공동체교회 베이비박스 담당)
◇ 정관용> 며칠 전에 20대 여대생이 자신의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 버려진 신생아를 구했다, 이렇게 거짓 신고를 한 일 여러분 기억하시죠. 이게 미혼모의 신생아 유기 상황인데요. 최근에 이런 일이 좀 많고 또 늘어나고 있답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지금 입양특례법상에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조항이 있는데 그 이후에 이렇게 미혼모들의 신생아 유기가 늘어난답니다. 그래서 비밀 출산 특별법이 필요하다, 이런 움직임이 일고 있네요. 이 특별법을 함께 준비하고 계신 베이비박스 운영하는 곳입니다. 주사랑공동체의 조태승 목사를 연결합니다. 조 목사님 안녕하세요.
◆ 조태승> 안녕하세요. 주사랑공동체에서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태승 목사입니다.
◇ 정관용> 베이비박스에 요즘도 아기들이 많이 옵니까?
◆ 조태승> 바뀐 게 없으니까요. 매달 평균적으로 한 17명~18명. 18명 정도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보호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찌 보면 며칠 전 광주에서 있었던 그 사건은 자기가 낳은 아기를 자기가 낳았다고 숨기려고 했지만 어쨌든 자기가 구했다고 한 거잖아요.
◆ 조태승>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조금 베이비박스보다는 더 낫다고도 볼 수 있나요.
◆ 조태승> 글쎄요. 출산 사실을 알릴 수 없는 사람들 그리고 출생신고에 좀 더 구체적으로 곤란을 느끼는 그러한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한 3개 정도라고 볼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아무 데나 갖다버리는 것이죠. 쓰레기통이나 지하철 무인보관함에서도 종종 아이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고요. 두 번째는 입양의 탈을 쓴 불법 인터넷 비밀 거래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인신매매 형태의 아기 거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것도 있습니까?
◆ 조태승> 네. 그리고 세 번째가 베이비박스로 이제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것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첫 번째, 두 번째의 경우에는 정확한 규모.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버려지고 있는지, 둘째 누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이 실체를 파악할 수 없다라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 정관용> 그나마 통계로 잡을 수 있는 이 베이비박스로 봤을 때 제가 아까 처음 시작하면서 소개했습니다마는 입양특례법이 얼마 전에 바뀌면서 출생신고를 의무화했다면서요.
◆ 조태승>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언제입니까? 몇 년도입니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조태승> 출생신고를 의무적으로 해야 되는 것은 그전부터 있었던 거고요. 가족관계등록법 상에서 당연히 이제 아이를 낳으면 친생모에 의해서, 친부모에 의해서 한 달 이내에 출생신고를 해야 되는 것은 그 전부터 있었는데요. 이게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8월에 입양특례법이 만들어져서 시행되게 되는데 그 법 안에 입양의 대상이 되는 아기는 반드시 친생부모에 의해서 출생신고가 되어야만 입양이 되어질 수 있다라고 하는 조항이 생기게 된 거예요.
◇ 정관용> 바로 그 2012년 8월 그 이후에 유기되는 사례가 늘어난 거죠, 한마디로.
◆ 조태승> 그렇죠. 이제 법적으로 출생신고가 안 된 상태에 부모가 아이를 어디다 놓고 가면 그게 유지가 되는 것인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좀 비밀 출산이 가능하도록 법을 좀 바꾸자, 특별법이 필요하다 이런 움직임이 있던데 그건 어떤 걸 제도화하자는 겁니까?
◆ 조태승> 한국 사회에서 이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지는데요. 원하지 않는 임신으로 인해서 임신, 본인의 임신과 출산 사실을 드러낼 수 없는 사람들, 알릴 수 없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게 문제는 이러한 도움을 제공할 때 항상 실명을 전제로 이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라고 하는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도움 받으러 못 오는 거죠.
◆ 조태승> 그렇죠, 그래서 비밀출산제도는 단순히 출생신고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러니까 임신단계에서부터 출산 이후까지 곤경에 처해 있는 임산부들이 다양한 의료적 서비스, 사회복지적 서비스를 실명이 아닌. 물론 실명을 전제로 하지만 그것을 비밀로 할 수 있는 그런 상태에서 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한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도움을 주는 기관에 가서 실명은 밝혀야 되지만 그 실명은 철저히 비밀보장된다. 그걸 보장해 주면 많이들 올 거다, 이런 얘기인 거죠?
◆ 조태승> 네, 그렇죠. 꼭 필요한 사람들이 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또 하나는 이제 적극적으로 상담을 해서 친엄마가 아이를 기를 수 있도록 도움도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기를 수 없다라고 하는 경우에는 아기 엄마의 가족관계등록부에 그 아이의 이름이 올라가지 않도록 출생사실을 숨겨주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조태승> 이게 이제 또 출생, 비밀출산제의 어떤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 정관용> 외국에 이런 입법사례가 있나요?
◆ 조태승> 문화가 나라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만 비슷한 법안들, 비슷한 제도들이 선진국에는 있어요. 비슷한 게 프랑스의 익명출산제 그리고 독일의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safe haven law라고 하는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아이를 놓고 갈 수 있는. 그렇지만 병원에서 자동으로 출생등록이 되는 그러한 형태의 제도들이 선진국에는 있습니다.
◇ 정관용> 제 기억에 지난 2012년 아까 우리 얘기 나왔던 입양특례법상에 출생신고된 경우만으로 하자, 이렇게 된 법적인 조치가 취해진 이유가 가능하면 친모가 아이를 키우는 그런 걸 좀 장려하자라고 하면서 만들어진 건데.
◆ 조태승>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특별법도 여전히 친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이런 비밀출산이 필요하다는 거군요.
◆ 조태승>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는 이렇게 항상 이야기해요.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은 태어날 아기, 그리고 태어난 아기, 아기 엄마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다,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 정관용> 곧 발의가 되겠죠?
◆ 조태승> 저희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법안을 오신환 의원께서 대표발의를 할 예정인데요. 의원실에서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공론의 장에서 함께 진지하게 논의를 해 봐야 될 대상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고맙습니다.
◆ 조태승> 감사합니다.
◇ 정관용> 주사랑공동체 조태승 목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