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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키운 심정으로 버려진 아이들 돌보죠”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7-11-21   /   Hit. 4706

 

[인동초]-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

“장애아 키운 심정으로 버려진 아이들 돌보죠”

유기 아이 보호하는 베이비박스 첫 도입…새로운 법안도 제출

정희조기자(hijo26@skyedaily.com)

▲ 이종락 목사(사진)는 15일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소재 주사랑공동체교회 예배당에서 기자와 만나 입양특례법에 대해 대화했다. 선진국에서 차용한 새로운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이종락 주사랑공동회교회 목사는 입양특례법 개정에 나섰다. 이 목사는 2009년 국내 최초 유기 영유아를 보호하는 베이비박스 도입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법률 전문가들과 손잡고 입양특례법 개정안을 국회에 청원한 상태다. 현행 입양특례법이 법 취지와 달리 유기 영유아 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에 들어 있는 유기 영유아를 보지 않는 날을 꾼꾼다. 입양특례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유기 아이는 늘고 미혼모 고통은 끊이지 않으리라 판단한다. 15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이종락 목사를 만났다.
 
입양특례법은 2012년 8월 개정됐다. 개정 입양특례법에 따르면 아이가 태어나면 의무적으로 출생신고해야 한다. 친부모 양육을 유도하고 입양아가 나중에라도 친부모를 찾을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이종락 목사는 개정 입양특례법인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양특례법 개정 뒤 유기 영유아 2배 증가…”현실 모르는 졸속 입법”
 
“2012년 8월부터 갑자기 유기 영유아가 늘었어요. 하루에 한 명 한달에 30명 들어왔어요. 그 이전보다 두배 증가했죠. 사연을 담은 편지의 절반 이상에 입양특례법에 대한 원망이 담겼어요.”
▲ 이종락 목사(맨 뒤 왼쪽에서 두번째)는 15일 주사랑공동체교회 생활관에서 목사에게 입양된 아이들과 함께 해맑게 웃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출생신고할 수 없는 아이들이 버려지는 거죠. 미혼모 60%는 10대입니다. 39%는 외도로 낳고요. 근친상간, 강간 등으로 태어나기도 합니다. 불법이민 노동자가 낳고 버리는 경우도 있죠. 키울 수 있다면 왜 버리겠어요? 그럴 수 없으니 버리죠. 보육 내지 입양 기관이 출생신고하지 않은 아이를 받지 않자 미혼모가 영아 살해, 유기 등 범죄를 선택합니다.”
 
이 목사는 △법학 교수 △변호사 △성산생명윤리연구원과 함께 새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 생모가 아이를 키우기 힘든 상황이면 위기 임신부터 출산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출산 직후 바로 출생신고하되 생모가 키울 수 없는 상황이면 아이의 단독 호적을 만들어 입양 기관이나 양부모에 보낸다는 내용도 포함한다. 또 관련 기록은 입양 기관과 법원이 보호하고 나중에 본인들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생부를 추적해 양육비 지급 등 의무를 강화했다.
 
“이 법은 프랑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 선진국 법규를 참고해 만들었어요. 해당 법률 덕에 프랑스는 20년 전 저출산 국가에서 출산률 높은 나라로 바뀌었어요. 보육원에 아이들이 가면 127만원이 나와요. 엄마들은 100만원만 있어도 아이를 키울 수 있거든요. 미혼모를 지원하고 아이들이 가정으로 들어가 안전하게 보호 받도록 하는 법입니다.”
 
지적장애 1등급 아들 돌보다 유기 영유아 보호 시작
 
“제 아들은 장애자입니다. 아픔을 겪어보니 타인의 고통을 모른 척할 수 없었어요. 이웃의 고통을 모른 척할 수 없어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거죠.” 
      
▲ 이종락 목사(왼쪽에서 첫번째)와 아들 이은만씨가 15일 주사랑공동체교회 생활관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은만씨는 지적장애 1급을 판정 받았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아들 이은만(31·남)씨는 생후 4개월 악성 종양에 걸렸다. 임파선염이 악성 종양을 바뀐 탓이다. 이씨는 얼굴 크기만한 혹을 갖고 태어났다. 14년간 병원을 전전했다.
 
그러다 꽃샘추위가 불어 닥친 2007년 5월 이 목사는 새벽 장애아를 키울 수 없어 대문 앞에 두고 간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베이비박스 도입을 착안했다.
 
“2010년 3월 오후 4시쯤 베이비박스에 첫 아이가 들어왔어요. 상자를 만든 지 3개월만이었어요. 수건에 싸인 아기는 탯줄이 그대로 달려 있었습니다. 아이를 안자 피 냄새가 진동했어요.”
 
그 뒤로 유기 영유아 1237명이 들어왔다. △하혈이 심해 쓰러진 여성 △산에서 아이를 낳고 땅에 묻다가 울음소리에 정신 차렸다는 여성 △아이와 함께 약 먹고 죽으려 한 여성 등 상자에 들어온 아이 수만큼 갖가지 사연을 가진 미혼모가 줄을 이었다.
 
이 목사는 그들에게 쌀, 기저귀, 분유, 생필품 등을 지원하고 있다. 78명은 아이를 다시 데려갔다. 또 생모가 자격증을 취득해 취직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힘들지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순간 행복하니 이 일을 멈출 수 없어요. 하지만 제 마지막 소망은 베이비박스가 사라지는 날이 오는 거예요. 아이들이 상자 속이 아닌 따뜻한 가정 속에서 안전하게 보호 받는 날이요.”
 
 [정희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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