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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19명 키우는 목사 “아픈 아이 입양해도 행복해요”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7-08-30   /   Hit. 3965

장애아 19명 키우는 목사 “아픈 아이 입양해도 행복해요”



[출처: 중앙일보] 장애아 19명 키우는 목사 “아픈 아이 입양해도 행복해요”
 
신가족의 탄생 ④
디지털 다큐멘터리 『新가족의 탄생: 당신의 가족은 누구입니까』를 연재합니다. 이 땅에 가족의 이름으로 살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를 그들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19명의 장애아를 키우고 있는 베이비박스 이종락 목사입니다.
 

자녀 2명, 입양 9명, 후견인 8명
모두 다운증후군·뇌성마비 장애
‘베이비박스’ 통해 만난 아이도

“가족은 핏줄 아닌 하나의 공동체
서로 의지하고 믿으며 행복 찾아”

1막 ‘베이비박스 목사’의 가족 이야기
 
서울 시흥동에는 특별한 ‘집’이 있다. 19명의 장애아가 사는 이곳은 주사랑공동체 교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집의 가장은 이종락 목사(왼쪽)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 목사가 아들 생명(11)이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조민아 디자이너]

서울 시흥동에는 특별한 ‘집’이 있다. 19명의 장애아가 사는 이곳은 주사랑공동체 교회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집의 가장은 이종락 목사(왼쪽)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나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 목사가 아들 생명(11)이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 조민아 디자이너]

제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딸 19명이 있습니다. 2명은 아내가 배 아파 낳았고 9명은 입양했습니다. 나머지 8명은 제가 후견인으로 지정됐거나 위탁받아 키우고 있죠. 아는 분을 통해 맡은 아이도 있고 ‘베이비박스’를 통해 만난 아이도 있어요. 베이비박스는 부모가 키우지 못해 포기하는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2009년 12월에 만들었어요. 지금까지 약 1160명의 아기들이 왔지요. 제 자식들은 모두 다운증후군·뇌성마비 등 장애가 있어요. 시설에 보내면 안 될 것 같아 제가 품었어요.
 
입양이 쉽진 않았어요. 18년 전인 1999년 우연히 한 아이를 만났어요. 아내가 낳은 둘째는 전신마비였어요. 병원에서 치료받는데 같은 병실 할머니가 말을 걸어 왔어요. “외손녀를 맡아 달라”는 겁니다. 외손녀 아이는 금방이라도 꺼질 듯 미약한 등불 같았어요. 의료 사고로 뇌 손상이 왔대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죠. 나도 힘든데 남의 자식을 어떻게 거둔단 말인가. 그런데 제가 목사란 걸 안 할머니는 “아이를 맡아 준다면 당신의 그 종교를 믿어 보겠다”고 했어요. 몇 날 며칠 저만의 어둠 속에서 고민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를 데려오기 일주일 전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담담하게 “그러자”고 하더군요. 그 순간 ‘역시 내 아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온 아이가 22살 상희입니다. 누구보다 밝고 호기심 많은 딸이지요.
 
2막 우리 가족의 오늘
 
11년 전, 한 복지사가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14세 여자아이가 방금 아기를 낳았는데 선천적으로 무뇌라는 겁니다. 스스로 먹고 숨 쉬는 게 불가능했어요. “얼마 못 살 아이인데 천국 갈 때까지만 목사님이 돌봐 주시라”는 거예요. 6년을 함께 살던 우리 ‘한나’를 하늘로 떠나보내면서 ‘이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다가 죽어야겠다’ 결심했습니다.
 
이후로 하나둘 몸이 불편한 아이들과 가족이 됐습니다. 서울 시흥동 교회 겸 자택에서 두 살 막내부터 전신마비로 침대에 누워 있는 31세 아이까지 19명의 아이들이 저희 부부와 살고 있어요. 가족이 많으니 별별 일이 다 있답니다. 어떨 땐 혼내기도 하고 안아 주기도 하고 여느 평범한 가정처럼 복닥거리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죠.
 
3막 장애아동 입양 활성화됐으면
 

장애아 입양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장애아를 입양하더라도 아이와 부모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저 스스로가 보여주고 싶어요. 이런 가정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부의 지원 등 관련 정책도 개선될 것 같고요.
 
저에게 가족이란 핏줄이 아닌 하나의 공동체예요. 서로 의지하고 믿어 주면서 하루하루 작은 행복을 찾고 있어요. 누구에겐 친아빠이고, 누구는 후견인이고 구분 짓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고민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를 찾는 것이에요. 미술·음악치료, 작업치료와 언어치료 등 다양한 경험을 기회 닿는 대로 제공하는 것도 그 때문이랍니다. 느리지만 조금씩 성장해 가고 언젠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생각만으로도 그런 기쁨은 없을 것 같아요. 가족은 저에게 생각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존재랍니다.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특별취재팀=김현예·이유정 기자, 조민아 디자이너, 정유정 인턴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3년) hyk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장애아 19명 키우는 목사 “아픈 아이 입양해도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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