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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아기 1154명,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7-05-16   /   Hit. 4186

[생명살리는 베이비박스①] 9년간 아기 1154명,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

이종락 목사, 2009년 ‘베이비박스’ 첫 설치
“아이 보살피지 못하지만 살리려는 미혼모,
장애 가진 아이 맡기는 부모” 눈물의 사연들
베이비룸 설치, 부도 설득 다시 돌려보내기도

  • 기사입력 : 2017년05월16일 11:25
  • 최종수정 : 2017년05월16일 11:28
                                                                       

[뉴스핌=이보람 기자] 불가피하게 키울 수 없는 장애로 태어난 아기와 미혼모 아기를 유기하지 말고 아래 손잡이를 열고 놓아주세요.

메시지 아래 붙은 작은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문이 열린다. 아기 한 명을 눕힐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나타난다. 베이비박스다.

양육이 어려운 부모가 아기를 버리는 대신, 시설에 맡겨 아이의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이종락 목사가 서울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처음으로 설치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기자는 9년째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주사랑공동체교회를 찾았다.

현재 이곳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인 조태승 목사와 대화를 나누는 도중 교회에 손님이 찾아왔다. 구청 직원들이었다. 얼마 전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아기들을 데려가기 위한 것이었다.

"갓난 아이들이에요. 조심히 가세요."

조 목사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구청 직원들 품에 안겨 교회를 나가는 아이들을 배웅했다.

이렇게 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를 거쳐 간 아이들은 지금까지 1154명. 올들어 지난 4월까지 61명의 아기가 이곳을 찾았다. 이틀에 한 명 꼴이다.

이곳에 맡겨지는 아기들 모두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있다. 어린 미혼모의 아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 성폭행으로 태어난 아기 등이 대부분이다.

조 목사는 "하나같이 기억에 남지 않는 사연들이 없다"며 "특히 중학교 2학년 쯤 된 아이가 임신을 해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아기를 낳자마자 피를 흘리면서 이곳을 찾아왔을 땐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베이비박스에 온 아기들은 사흘 정도 교회에서 보호된 뒤 구청 직원이 방문해 인도된다. 이후 병원에서 건강검진 등을 거친 뒤 보육 시설로 옮겨진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에 지난 2015년 베이비룸이 마련됐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맡기러 온 부모들을 상담하는 장소로 쓰인다. [주사랑공동체 교회 제공]

한 때 일각에선 베이비박스가 영아유기를 방조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운영을 반대하기도 했다.

조 목사는 "주사랑공동체는 베이비박스를 찾는 부모들을 직접 만나 상담을 통해 아기를 포기하지 말고 직접 기르도록 권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분유나 기저귀 등 양육을 위한 다양한 지원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회 측은 아기들을 맡기러 온 부모들을 상담하고 설득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베이비룸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들 노력 결과 베이비박스에 보호되는 아기들 가운데 13~15%가 가정으로 돌아가거나 출생신고 후 입양가정으로 보내진다는 게 조 목사의 설명이다.

조 목사는 "이곳에 아기를 맡기는 부모들은 자신이 아기들을 케어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를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온다"며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일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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