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언론에 비친 주사랑공동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소식 >언론보도

[국민일보] "5월 가정의 달, 모든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0-05-04   /   Hit. 2857
5월 가정의 달 기고
[국민일보] "5월 가정의 달, 모든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01.jpg

 

(사진)이종락 목사 |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운영자
 
2014년 5월 어느 새벽, 2시 베이비박스의 벨이 울렸습니다. 베이비박스로 다가가 슬피 울고 있는 아기의 건강 상태와 엄마가 놓고 간 물건과 편지,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20분 뒤에 벨이 울렸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에 또다시 베이비박스의 벨이 울렸습니다.
2014년 5월의 기억은 잊을 수가 없었던 때이기도 하며, 베이비박스를 11년간 운영하면서 2개월간 제일 많은 58명의 아기가 보호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02.jpg

 

아기들이 가엽고 “아기들과 이별해야 하는 엄마의 마음 또한 얼마나 찢어지고 아팠겠는가?”라는 생각과 함께 눈물을 흘리다가도 배고파서 젖 달라는 아기의 울음소리로 인해 슬퍼할 틈도 없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번갈아 가면서 아기에게 아침에 우유를 먹이면 저녁이 되고 저녁에 우유를 먹이면 아침이 되니 하루 2시간 쪽 잠을 잤을 정도로 당시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습니다.
거실과 방에 2개월간 16명의 아기를 돌보면서 우리 18명 장애인 자녀들도 돌봐야하다보니 직장에 다니고 있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일 그만두고 아이들 좀 돌봐야겠다”라고 했다.
그러면 딸은 투덜대며 “잘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라고 하는 아빠가 세상에 어디 있냐?” 라며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직장을 그만두고 베이비박스 아기들과 장애인 동생들을 돌보았습니다.
잔뜩 화가 나있는 딸은 다행히 아기들을 돌볼 때만큼은 불평 없이 친엄마 못지않게 능수능란하게 아기들과 장애인공동체 아이들을 사랑으로 잘 돌보았습니다.
 
어느 아빠가 자신의 사역에 딸의 희생을 강요할까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박스의 아기들이었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때었습니다.
6·25전쟁으로 인해 피폐하고 빈곤했던 한국 사회의 가족이란 생사의 갈림길에서 버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부모가 있고 형제가 있고 자녀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가난에서 벗어나 지금의 선진화된 대한민국을 이루어 낸 것은 ‘가족’이었다는 것은 어느 누구하나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베이비박스도 가족과 같이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은 동역자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보호된 영아 모두가 건강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03.jpg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진 2009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벌써 1725명의 아기가 보호를 받았습니다.
오로지 국가의 정부 관계자들은 법, 행정, 제도 등의 이유를 들어 “아기 유기를 조장하고 있다”라고만 말하지 정작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태아와 태어난 아기들의 생명, 그리고 위기 미혼모의 처절한 신음에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04.jpg

국민일보 그림창고

 


또한 2012년 8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인해 베이비박스를 거처 시설에 갈 수밖에 없는 1200여명의 말 못하는 아이들은 시설에서 부모 없이 자라야만 했습니다.
베이비박스가 만들어진 후 정권이 3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사를 넘어야 하는 태아와 아기, 위기 임산부, 시설에서 자라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국가는 가족과 생명을 지켜주지 않는다”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게 되어 버렸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모든 아동이 가정에서 보호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입양특례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출생신고가 어려워 아기와 이별을 해야 했던 엄마들에게는 5월 가정의 달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슬픈 날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5월 가정의 달에 앞으로 태어날 그리고 태어난 생명이 존중을 받고 모든 아동이 가정에서 사랑받고 부모 품에서 자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길 바래봅니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부모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경우, 좋은 부모를 만날 수 있도록 입양을 활성화하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일지라도 어느 한 명 소외받지 않고 가정에서 보호받고 자랄 수 있도록 입양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 곧 21대 국회가 가정의 달이 끝날 무렵인 5월 30일부터 시작하게 됩니다.
부모의 품에서 자랄 수 없는 아동은 코로나19와 같이 끝나지 않은 겨울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21대 국회에서는 모든 아동이 가정에서 자라며 부모의 품에서 행복하게 꽃을 피우며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할 수 있도록 생명사랑출산법인 ‘비밀출산특별법’을 통과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원하고 소망합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출처]: 국민일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