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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뉴스 [심쿵뉴스] 작은 상자가 만든 `기적`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9-01-28   /   Hit. 3973

CPBC뉴스 [심쿵뉴스] 작은 상자가 만든 `기적`

[앵커] 어둡고 우울한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밝고 따뜻한 뉴스를 전해드리는 코너죠.

<도재진 기자의 심쿵뉴스> 시간입니다.
도 기자, 어서 오세요.

▷ 오늘은 아기들을 만나고 왔다면서요?

▶ 네, 아기들이 너무 예뻐서 옹알이를 담아봤습니다.

들어보실까요?
(아기 옹알이)


▷ 옹알거리는 소리가 진짜 예쁘네요.

▶ 네, 하지만 이 아기들은 슬픈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바로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기들이기 때문인데요.
오늘 심쿵뉴스는 베이비박스 이야기로 준비해봤습니다.



▷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가는 거죠?

▶ 그렇습니다.
저도 말로만 듣다가 베이비박스를 처음 봤는데요.
실제로 보니까 아주 작더라고요.
아기 한 명이 겨우 들어가는 크기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차가워 보이지만 안은 항상 따뜻하게 유지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생명보호 장치라고 불립니다.
엄마의 눈물이 가득한 상자이기도 하죠.


▷ 베이비박스가 어디에 있는 거죠?

▶ 네,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라는 곳입니다.
이종락 목사가 사비를 들여서 만들었습니다.
2009년 12월에 설치했다고 하니까, 올해로 꼭 10년이 됐네요.


▷ 베이비박스를 설치한 건 당연히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서겠죠?

▶ 그렇습니다.
이종락 목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대문 앞에, 주차장에, 담벼락에, 공중전화박스 밑에, 옆집주차장,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갖다 놨어요. 2007년에 새벽 3시에 대문 앞에 갖다놓은 아이가 생선박스에 넣어서 갖다 놨는데 그 아이가 조금 위험했어요. 그래서 그 아이를 품으면서 베이비박스를 만들어야 되겠다. 어쨌든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지금까지 베이비박스를 거쳐 간 아기들이 꽤 많죠?

▶ 제가 지난 23일에 방문했는데요.
이날까지 천524명의 아기가 베이비박스로 들어왔습니다.
올해만 해도 벌써 9명의 아기들이 맡겨졌더라고요.


▷ 베이비박스로 아기가 들어오면 어떻게 되는 거죠?

▶ 네, 바로 음악이 울립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엘리제를 위하여)
음악이 들리면 보육사와 상담사는 바빠집니다.
보육사는 아기의 건강부터 확인한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아기 들어올 때는 좀 마음이 많이 아파요. 저도 아기 들어올 때마다 진짜 손 떨면서 아기 받고 이러기도 하는데 이건 적응이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언제 어떤 아기들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상담사는 밖으로 나가서 아기의 부모를 만납니다.
상담사의 말도 들어보시죠.
“여기 오는 엄마들 상담을 하게 되면 임신 사실부터 숨기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 때부터 남자친구로부터 가족부터 직장, 사회로부터 숨겨지는 그래서 혼자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는 과정이 너무 가슴이 아프고.”


▷ 아기 부모들이 상담으로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면서요?

▶ 네, 30% 정도는 마음을 돌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결국 아기와의 이별을 선택한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종락 목사는 부모가 아기와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베이비룸이라는 곳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나 베이비룸에 아기를 놓고 가면 소리가 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근처에 아기를 놓고 가서 부모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부모들이 아기를 맡길 때 편지도 함께 보낸다면서요?

▶ 네, 편지에는 아기가 태어난 날짜, 특이사항, 아기 부모가 지은 이름 등이 적혀 있곤 합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말은 ‘미안하다’ 라고 합니다.
아기를 두고 간 부모의 편지를 하나 읽어드리겠습니다.
들어보시죠.

“아주 예쁘게 귀엽게 잘 태어났으니까 너무 걱정 말고 예쁘게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 피부가 약한 편이니까 보습크림 꼭 바르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 항상 기도하고 기도할게 좋은 길로만 갈 수 있게.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현명하게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게 엄마가 기도할게.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


▷ 베이비박스 관계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다면서요?

▶ 직접 들어보시죠.

“죄송하지만 예쁘게 착하게 아프지 않게 건강하게 키워주세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이런 선택이라서 죄송합니다. 제가 아닌 더 좋은 부모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클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키워보겠다는 욕심에 혼자 낳다보니 감당할 수 없는 많은 것들 때문에 아기에게도 그리고 이 편지를 읽고 계신 분에게도 죄를 짓네요. 죄송합니다. 아기를 잘 부탁드려요.”


▷ 아기를 두고 가는 사정은 다 제각각이겠죠?

▶ 네, 10대와 20대 초반 미혼부모에게서 태어난 경우가 많고요.
40대 미혼모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엔 외도로 태어난 아기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또 성폭행을 당해서 태어난 아기들, 장애가 있는 아기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베이비박스로 가는 길이 오르막이었는데요.
부모들이 아기를 안고 올라가면서 많은 생각을 할 것 같더라고요.


▷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들은 어떻게 되나요?

▶ 네, 아기가 들어오면 육하원칙에 따라 경찰에 신고합니다.
그리고 관할 구청에서 아기를 데려가 검사합니다.
장애가 있으면 장애인 공동체로 가고요.
장애가 없으면 영아 일시 보호소로 갔다가 보육원으로 갑니다.


▷ 부모가 아기를 다시 찾으러 오는 경우도 있습니까?

▶ 네, 보육원에 보낸 아기들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뒤에 다시 와서 아기를 찾을 수 있냐고 묻는 거죠.
그러면 DNA 검사를 통해 관할 경찰서에서 아기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부모가 아기를 다시 데려가서 키우는 일.
베이비박스에서 일하는 분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 그런데 입양특례법 때문에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기가 늘었다면서요?

▶ 네, 베이비박스 초창기엔 한 달에 많아야 4명 정도의 아기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한 해에 50명 안팎의 아기가 베이비박스에 들어왔는데요.
지난해엔 무려 217명의 아기들이 맡겨졌습니다.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종락 목사의 설명입니다.
개정된 입양특례법은 의무적으로 출생신고를 해야 입양이 가능합니다.
미혼부모들은 아기의 출생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베이비박스를 찾는 부모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 그럼 법을 개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 네, 그래서 바른미래당 오신환 의원을 통해 비밀출산법을 발의했다고 합니다.
이종락 목사의 설명 들어보시죠.
“위기임신서부터 출산까지 정부에서 책임을 져라. 출산과 동시에 병원에서 출생신고가 되게 하라. 그리고 엄마가 키우려고 하면 바로 적극적인 지원을 해라. 엄마가 결격사유가 있어서 키우지 못하고 아기가 불행하다 싶으면 엄마가 가명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보육원에 가지 않고 바로 입양기관에 연결해서 양부모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라. 그 기록은 법원에 남겨라.”
이 법은 지난해 2월 발의됐는데요.
아기가 성장해서 엄마를 찾고 싶으면 법원에서 기록을 볼 수 있고요.
아기 아빠는 양육비를 반드시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나저나 베이비박스 운영에 들어가는 돈은 어떻게 마련되고 있나요?

▶ 네, 다행히 후원자와 봉사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은 없다고 하는데요.
이종락 목사는 정부가 유기동물 예산도 편성하면서, 베이비박스 아기들에 대한 지원은 없다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 그런데 일각에서는 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네, 이종락 목사는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그렇게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빨리 정책을 만들어서 유기가 안 되도록 해야 되잖아요. 대책을 만들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만들지도 않고 생명을 보호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는 여기에다가 유기를 조장한다? 사람이 쓰레기처럼 버려져 죽고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유기하지 말라고 만든 것이 베이비박스예요."


▷ 이종락 목사가 이번에 LG 의인상을 받았네요.

▶ 네, 10년째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미혼부모들을 지원한 공로입니다.
이종락 목사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고 봉사해준 모두가 받아야 되는 상이라는 건데요.
이종락 목사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앞만 보고 걸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 이종락 목사의 꿈이랄까 목표는 뭔지 궁금합니다.

▶ 직접 들어보시죠.
“앞으로의 계획은 여기가 긴급영아일시보호소가 되는 거고요. 미혼모 생활관, 미혼모 자립센터, 미혼모 치유, 미혼모 대안학교, 그래서 미혼모들이 안전하게 아기를 키울 수 있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종락 목사는 장기적으로는 베이비박스를 없애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 후원이나 봉사를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죠?

▶ 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베이비박스를 검색하시면 방법이 나오는데요.
다만 경험삼아 한 번 봉사해보겠다는 분들은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아기들이 감염될 위험이 있고요.
아기들을 돌보는 방법도 달라서 아기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석 달에서 여섯 달 이상 장기적으로 봉사할 분들만 받는다고 합니다.


▷ 도재진 기자의 심쿵뉴스, 지금까지 베이비박스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베이비박스가 없어지려면, 더 세심한 법과 정책, 국민의 관심이 필요해 보이네요.

잘 들었습니다.

 

2019.01.28

 

도재진 기자

 

원문 :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745018&path=201901

 

출처 : CP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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