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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르포] "1989명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버려졌다…아니, 맡겨졌다"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22-06-14   /   Hit. 200

[국내 1호 베이비박스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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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위치한 골목 언덕. 

서울 관악구 신림동 우림시장 버스정류장에서 교회까지 가파른 골목길로 이어져 있다. 도보로 약 10분 걸은 뒤에야 교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사진 = 하수민기자

 

"거기 걸어가기는 조금 힘들텐데요?"


국내 1호 베이비박스(불가피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기를 익명으로 맡기고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공간)가 탄생한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를 찾기 위해 길을 묻자 마을 주민의 걱정스러운 반문이 돌아왔다.


마을버스에서 내려 교회에 가기 위해 골목에 들어서자 영화 브로커의 장면이 떠올랐다. 소영(이지은)이 가파른 언덕에서 우비를 입고 빗속을 걸어 아이를 베이비박스앞에 내려놓는 장면이다.


골목은 10여 분간 이어졌다. 교회에 도착했을 때는 내리쬐는 햇볕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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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9명이 24시간 베이비박스 관찰…벨 소리 들리면 바로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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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랑공동체가 운영하는 서울 관악구의 베이비박스 외관(좌), 내관/ 사진 = 하수민기자

 

건물 옆 반 층 정도 되는 계단 위에 위치한 베이비박스 위에는 아이에 대한 기록을 꼭 남겨주세요라는 메모지가 있었다. 아이의 출생신고, 입양 절차를 거치려면 이름과 생년월일이 필요하다.


베이비박스의 손잡이를 잡고 열면 온열매트가 포근한 담요로 덮여있다. 베이비박스 내부는 아이의 체온 유지를 위해 하루 24시간 따뜻하게 유지된다. 아이를 눕힐 수 있는 약 70cm폭의 박스 위쪽에는 CC(폐쇄회로)TV가 달려있다.


주사랑공동체 직원들은 베이비박스가 열리고 아이가 놓이는 즉시 벨 소리를 듣고 CCTV를 확인한다. 한 직원이 아이를 안에서 받으면 다른 직원은 밖으로 뛰어나간다. 아이를 맡긴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막고 동시에 아이 양육에 대한 설득을 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맡긴 아이 부모들은 대부분 화들짝 놀라면서 대화를 피하려고 하지만 상담직원의 진정어린 상담으로 대부분 마음을 누그러뜨린 뒤 상담을 이어간다고 한다. 베이비박스를 찾은 엄마들이 토로하는 문제는 대부분 경제적 어려움과 홀로서기에 대한 두려움이다. 각자의 사정을 토로한 뒤 상담직원은 아이 부모에게 아이의 출생신고를 설득하거나, 자립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소개하는 등의 절차를 거친다.


상담 후 아이를 다시 데려가는 엄마도 있고, 몇 달 뒤 반드시 데려가겠다고 약속한 후에야 발걸음을 떼는 엄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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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베이비박스 되면 베이비박스는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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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교회 아기방 앞에 있는 화이트보드에는 아기의 태어난 날, 보호일, 진로 등이 적혀 있다. 

이날 기준으로 4명의 아이가 아기방에 보호되고 있었다. / 사진 = 하수민 기자.


1989명. 2009년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교회 앞에 처음 베이비박스가 설치된 뒤 이날까지 이 곳에 맡겨진 아기의 숫자다. 지난해까지 매년 100여 명이 넘는 아이가 맡겨졌다. 이번 해 들어서도 50여 명이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는 여전히 금기어다. 영아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에서다.


국내에서 베이비박스는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베이비박스를 공인 시설로 인정하는 법이나 규정이 없어 운영은 전적으로 교회 몫이다.


주사랑공동체의 베이비박스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매달 분유나 기저귀를 사서 보내는 후원자와 직접 찾아와 아이를 돌봐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운영 단체도 베이비박스가 최종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베이비박스에 오는 아기를 줄이고자 위기 상담 전화를 만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 외의 양육키트, 기저귀 분유 등 아이 용품을 가정에 지원하는 선지원 후행정 방식의 지원도 늘려가고 있다.


베이비박스의 최종 목표는 사라지는 것이다. 사회 자체가 베이비박스가 된다면 진짜 베이비박스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양승원 주사랑공동체 사무국장 "아기를 유기하려고 낳는 사람은 없다. 베이비박스에 오는 분들은 아기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오는 것"이라며 "나라에서 미혼모, 한부모 가정 등에 대한 지원 범위를 넓히고 태어난 아기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제도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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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머니가 아이를 주사랑공동체에 맡기기 전 쓴 편지. / 사진 = 하수민기자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출처 : 머니투데이

원문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75797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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