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4일 (토) 오전 11시 25분 EBS1TV에서는 ‘나눔 0700 - 선물같이 찾아온 내 딸, 소봄이’ 편이 방송됩니다.
베이비 박스에서 딸을 만난
어느 노부부의 사연
“소봄이는 저를 친아빠, 할머니를 친엄마로 알고 있어요. 슬픈 상황이라서 남한테도 말하기 힘들고 또 소봄이한테도 역시 안타까운 마음이에요.”- 할아버지 춘식 씨
9년 전, 춘식 씨(61)와 미영 씨(58)는 서울의 한 베이비 박스에서 처음으로 소봄이(9)를 만났습니다. 연락이 끊긴 딸이 아이를 낳자마자 그곳에 두고 간 것이었는데요. 작고 여린 아이를 처음 품에 안았을 때, 부부는 말로 다할 수 없는 큰 사랑과 함께 막막한 걱정도 함께 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소봄이는 할아버지를 ‘아빠’, 할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밝고 명랑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춘식 씨에겐 깊은 고민이 생겼는데요. 소봄이가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숫자나 한글도 제대로 읽지 못해, 춘식 씨는 매일 집에서 손수 소봄이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는데요. 사실 소봄이는 2년 전 잠시 언어 치료를 받았지만, 빠듯한 생계로 인해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 소봄이의 상태가 더 나빠지진 않을까, 춘식 씨와 미영 씨는 하루하루 걱정과 근심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봄이만 생각하면 안쓰러움에 눈물 흘리는 할아버지
“소봄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려졌고 저 역시 조실부모했거든요.. 소봄이도 그런 운명인가 하는 생각에 볼 때마다 슬펐어요.” - 할아버지 춘식 씨
할아버지 춘식 씨는 소봄이만 떠올리면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자신처럼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손녀가 안쓰럽고, 어떻게든 더 나은 삶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인데요. 소봄이에게는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해주고 싶어 자전거 대여소에서 매일같이 성실히 일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형편에 저녁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청각장애를 지닌 할머니 미영 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누구보다 깊은 정성을 담아 소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아이의 말에 끝까지 귀 기울이고, 작은 손길 하나에도 사랑을 담아냅니다. 이처럼 두 사람은 온 마음을 다해 소봄이를 보살피고 있지만,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어 늘 안타까움과 미안함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소봄이가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사랑을 보내주세요
“소봄이의 발달 상태는 또래 연령 대비 인지 능력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인지 능력만으로 얘기하면 5세, 6세예요.” - 언어 치료사
최근 소봄이는 2년 만에 다시 언어 치료센터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는 예상보다 더 충격적이었는데요. 소봄이의 인지 발달 수준은 아직 5~6세에 머물러 있었고, 기본적인 언어 표현조차 또래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의 발달을 위해서는 꾸준하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그러나 생계조차 빠듯한 상황에서 치료비를 마련하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할아버지 춘식 씨는 혹여나 자신이 소봄이의 곁에 없을 때 이 작은 아이가 혼자서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도 앞서는데요. 소봄이의 지적장애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 마음 하나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오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데요.. 부디 소봄이가 부부의 소망대로 꾸준히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코노미퀸 박유미 기자 사진 EBS ‘나눔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