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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룸

Writer. 주사랑공동체   /   Data. 2015-08-18   /   2424

기사 게재 일자 : 2015년 08월 18일  

 
<오후여담>
베이비 룸
 
 

 

 

박현수 / 조사팀장

갓난아기를 보자기에 싸서 남의 집 대문 앞에 버리던 시절이 있었다. 6·25전쟁 이후 너나없이 가난했던 때 얘기다. 그런데 요즘에는 갓 태어난 아기를 공중화장실 등에 버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3일 신생아 사체를 싱크대 서랍에 유기한 20대 엄마가 징역 6월 형을 받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1.6일에 1명꼴로 갓 태어난 아기가 버려지고 있다. 생활고 때문에 버려졌던 과거와 달리 10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성(性)문화와 강간 등으로 원치 않는 임신의 영향이 크다. 한때 세계 최대 아동 수출국이라는 오명 속에 2012년 개정된 입양특례법에 따라 해외 입양이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입양절차가 까다로워진 것도 증가 원인이다.

‘베이비 박스(Baby Box)’는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마련된 상자를 말한다. 현재 미국, 일본 등 세계 18개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12월 서울 관악구 난곡로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가 처음 운영했다. 지금까지 771명의 영아가 이곳에 맡겨졌다. 문제는 부모 중 60%가 10대 미혼모라는 것이다.

이 교회는 지난 7월 25일 ‘베이비 룸(Baby Room)’이란 공간을 새로 만들었다. 아기를 두고 가기 전 아기와 함께 며칠간 생활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 볼 기회를 줘 직접 양육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방 6개에 침대와 샤워시설, 소파 등을 갖추고 있다. 아기를 키우고자 하면, 1년간 숙식 제공은 물론 자립할 수 있는 일자리와 진학을 위한 교육도 제공한다. 베이비룸이 생긴 이후 상담을 통해 버리려고 데려왔던 아기를 다시 안고 가는 미혼모가 늘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룸 운영과 관련 버려지는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유기(遺棄)를 조장하고 있다며 반대하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모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생명이다. 베이비룸은 아기를 버리는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한 인간의 목숨을 지켜주기 위한 소중한 생명 공간이다. 영유아 유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부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아들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피임법 등 철저한 성교육도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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