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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강원도가정위탁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9월1일 오전 4시40분, 경기도의 한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 박스에서 광현(가명)이가 발견됐다.
베이비 박스는 서울 난곡동 주사랑공동체교회 이종락 목사가 교회 앞에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고 고안해 교회 입구 벽에 설치한 시설로 난방시설이 되어 있고 문이 열릴 경우 안에서도 들리게 벨이 설치되어 있다.
발견 당시 광현이는 머리를 감싸고 있는 두정골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기형 상태였고 일반 시설에 입소가 불가능해 인근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임시 거주하게 됐다.
임시거주지역의 시장이 보호자가 되어 김씨 성과 이름을 부여받아 김광현이 됐고 당시 생후 2개월가량 된 것으로 추정, 2014년 7월1일생으로 주민등록이 되었으며 소속 시설장이 법정대리인이 됐다.
하지만 광현이는 다른 아동에 비해 성장 발육이 늦고 이에 따른 장애 우려에 따라 6개월간 재활치료 진단을 받았다.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 지정을 받아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상태는 호전됐다.
특히 무두개증으로 인한 뇌손상의 위험 등에 따라 각별한 주의·관리가 필요했고 지속적이고 안정된 보호를 위해 가정위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이었다.
당연히 광현이에 대한 위탁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담이 많은 상황이었던 만큼 경기도에서는 광현이를 맡아줄 예비위탁가정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런 가운데 평소 가정위탁에 관심이 많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화천군 상서면의 김시창(56), 한미선(53)씨 부부가 광현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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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 부부는 "병명을 듣고 아이가 지능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였다"며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 남의 아이이기 때문에 더 잘 키워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고 나중에 양육의 잘못으로 지능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본 광현이의 모습은 무두개증으로 머리도 크고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다"며 "집으로 돌아와 기도를 하다보니 우리에게 보내진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위탁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처음에는 부부도, 광현이도 새 삶에 적응하기 위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지금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보통 아이들과 같이 자라고 있으며 부부에게도 삶의 일부분이 됐다.
아직 정수리 부분에 손바닥만한 크기로 두개골이 형성되지 않았고 왼쪽 눈과 왼쪽 다리가 조금 불편한 모습이지만 성장이나 지능적인 부분에 문제는 전혀 없다고 부부는 말했다.
위탁부모 김시창씨는 "아빠, 엄마를 정확히 부르고 한참 말을 배우기 위해 옹알이를 해 집안이 시끌시끌하다"며 "잘 걷고 잘 뛰어다니고 건강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처음에는 힘들게 생각하고 엄두도 못 낸다. 막상 부딪쳐보니 내 자녀 키우는 것 보다 삶에 활력이 생기고 좋다"며 "아기가 밝고 똑똑해서 사람 사는 것 같다. 부딪치고 힘든 부분은 당연히 있겠지만 아기를 보면 또 금방 잊고 삶의 활력소가 됐다"며 위탁을 망설이는 부모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fly1225@newsis.com